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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책에 딱인, 이태원 해방촌 2018-05-14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가을, 서울에서 가장 높은 하늘을 보고 싶다면 이태원 해방촌을 찾아 보세요. 해방촌엔 툭 치면 30년 된 먼지를 뿜어낼 것만 같은 벽돌집, 잡초 무성히 방치된 텃밭, 오르막 돌길이 있습니다. 이 생경한 골목 골목을 걷다 보면 이내 지방의 외딴 동네를 헤매고 있는 듯한 착각 속에 빠지고 말지요. ‘여기가 어디지?’ 하는 순간, 시야가 트이는 지점에서 빼곡하게 서울을 채운 빌딩과 지붕숲이 눈 앞에 나타나요. 빌딩 사이의 틈으로만 하늘을 볼 땐 미처 몰랐습니다. 서울의 하늘이 이토록 거대하고 관대한지를요. 하루하루를 이겨내듯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밤이면 밤마다 해방촌으로 모이는 이유가 바로 이 하늘이었을까요.  

해방촌에서는 의외의 즐거움이 불현듯 나타나곤 하는데, 골목 사이로 훅 다가오는 남산타워의 모습이나 땀 흘리며 오른 오르막길의 끝에서 만난 서울의 전경이 그런 것들입니다. 이런 기쁨의 묘미는 예상하지 못한 데서 찾게 되는데, 책방 또한 그러한 기쁨 중 하나지요. 이미 이 동네의 책방들은 꽤 유명해서, 주말이면 일부러 시간을 내 ‘책방투어’에 나서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문학 서점 ‘고요서사’, 독립출판물 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 복합출판물 서점 ‘별책부록’ 노홍철이 운영하는 ‘철든책방’까지. 해방촌에 모인 까닭은 알 길이 없지만 이 책방에서 이 책방으로 넘어가는 길이 다소 멀어도 지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곳곳에서 시원한 서울의 하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날이 맑아 하늘이 예쁜 대낮이나 적당히 선선한 바람 부는 초저녁, 지도 없이 책방을 찾아 나서 보아요. 같은 곳을 뱅뱅 돌아도, 땀 흘리며 언덕길을 걸어도 괜찮습니다. 그조차 멋스러운 가을이니까요.    

 

 

 

|문학 서점 ‘고요서사’(용산구 용산동2가 20-9 / 매일 14:00~21:00)

 

출판 편집자로 일하던 서점 주인이 2015년 10월 문을 연 문학전문서점. 버지니아 울프부터 김영하까지 국가와 시대를 초월해 우리가 읽어야만 하는 소설, 시, 에세이 등 순수문학 서적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가벼운 독립출판물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책의 내용이 난해할 수도 있지만 단정하게 꾸며놓은 서점의 모습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습니다.  

 

 

▲고요서사

 

 

 

|독립출판물 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용산구 용산동2가 1-701 매일 13:00~19:00)

 

은행원이 차린 서점이라는 이색적인 히스토리를 지닌 곳입니다. 홍대나 연남동 근처의 독립출판물 서점을 즐겨 찾는 사람이라면 스토리지북앤필름의 분위기가 익숙할 거예요.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처럼 가지런히 표지를 내보이며 서있는 책들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박스 안에 때려 넣듯이 가득 담긴 팜플렛 정도 두께의 독립출판물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운이 좋으면 마음이 진동하는 영혼의 출판물을 발견하게 될지도 몰라요.

 

 

▲스토리지북앤필름

 

 

 

|복합출판물 서점 ‘별책부록’ (용산구 용산동1가 1-184 / 수~일 14:00~19:00)

 

문화예술, 디자인, 건축, 매거진, 만화책, 사진집까지 이곳에서는 앞선 두 서점에 비해 보다 포괄적인 분야의 다양한 출판물들이 뒤섞여 있습니다. 특히 디자인, 예술과 관련된 국내외 서적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어 해당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 권 한 권 놓치기 싫은 책들이 많을 거예요. 한쪽 코너에서는 메모나 엽서, 에코백 등 책 외의 굿즈들을 판매하고 있는데, 그마저도 어딘가 인디스러운 이 곳만의 분위기를 고조시켜요.

 

 

▲별책부록 

 

 

※세 서점은 매월 첫쨰주 수요일 밤, ‘해방촌 심야책방’을 운영합니다. 7시 전후인 마감시간을 자정까지 늘려 늦은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날이니 관심이 있는 분들은 방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