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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인터뷰
고양이 탱고와 함께 춤을
일러스트레이터
남씨
“우린 혹시 너무 바르게만 앉아 있었던 건 아닐까요?
가끔은 힘을 쭉 빼고 고양이처럼 살아 보는 건 어떨까요? ”
SINGLE’s Talk

 

그림 그리는 집사님

본명은 남성현, 필명은 ‘남씨’입니다. ‘나의 시선’을 의미하는 ‘남see’인데 설명하기 귀찮아서 그냥 ‘성이 남씨라 남씨임’ 하며 설명하지요. 반려묘 탱이와 함께 살아가는 2년차 집사이기도 하며 탱이를 모델로 하는 다혈질 고양이 ‘탱고’의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합니다. 그림을 그리기 전엔 디자인 에이전시나 의류 브랜드, 가구 브랜드 등에서 디자이너로 일을 했어요. 가끔씩 낙서처럼 그린 그림을 인스타에 올리던 것이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지금까지 그림을 그리고 있네요. 우연한 기회에 고양이 ‘탱이’를 반려하게 됐고 그때부터 쉽게 욱하고 심심하면 집어 던지고, 뒤엎어버리는 다혈질 냥이 ‘탱고’의 이야기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고양이 같으니까

탱이는 종종 창 밖을 바라보다가 사람이 지나가면 후다닥 도망가고 낯을 많이 가려요. 친한 사람이라도 싫어하는 일을 하면 하악질을 하기도 하고요. 하악질까진 하지 않지만, 저도 처음 보는 사람에겐 낯을 가려요. 혼자 있는 시간을 잘 좋아하는 편이고요. 일이 없을 땐 유투브에서 콘텐츠를 찾아 보거나, 만화책을 보거나, 혼자 카페에 가곤 해요. 북적북적한 카페에서 느껴지는 묘한 안정감을 좋아하거든요. 음악을 들으며 사람들을 관찰하면 좋은 영감들이 떠오르죠. 혼자 산 건 10년이 다 되어가네요.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 결혼을 한다면, 다른 누군가와 생활을 공유하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웃음) 연애를 할 때도 서로에게 크게 간섭하지 않고 각자의 삶을 살자는 주의죠. 누군가는 정이 없다거나, 개인주의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전 각자의 삶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고양이처럼, 아님 말고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강박은 그림을 더 어렵게 만들어요. 그래서 전 탱이의 자세를 배우려고 해요. 어디서나 발라당 몸을 뒤집고 ‘될 대로 되라지’ 하는 삶의 자세 말이죠. 정말 그림이 안될 때는 왼손으로도 그려 보고, 잘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떨치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고양이를 그리고 나서는 그림을 그리는 일이 행복해졌죠. 굳이 색을 칠하지 않아도, 굳이 완벽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바른 자세가 행동과 인생을 바꾼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데 우린 혹시 너무 바르게만 앉아 있었던 건 아닐까요? 가끔은 매사 늘어지게 앉아 졸린 듯, 나른한 듯, 힘을 쭉 뺀 상태의 고양이 자세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틀에 박힌 자세에서 벗어나면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영감이 떠오를지도 몰라요. 그래서 전 앞으로도 고양이와 같은 자세로 살아갈 거예요. 지금과 같이 고양이처럼, 아님 말고요.